'행복'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31 태국 송크란은 물장난, 우리 단오는 물벼락 by 솔소리 (19)
  2. 2009.05.08 점점 닮아가는 두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 by 솔소리 (27)
단오가 지났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단오의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40대인 제가 어려서는 단오도 하나의 명절처럼 다가왔습니다.

단오날이면 여인네들 물벼락을 세번 맞는 다지요!
단오날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전주에서는 덕진연못에 모여 아낙네들이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동무들끼리 물을 끼언고 놀기도 하지요! 그렇게 물벼락 한번 맞구요
그리고 단오날이면 꼭 비가 온답니다. 그래서 물벼락 한번 더 맞구요
모처럼 동무들도 만나고 밤늦게 노닐다가 집에가면 서방한테 늦게 들어왔다고 물벼락을 맞는 답니다.
그래서 "단오날 물벼락 세번 맞는다"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단오야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어쩌면 물을 통해서 자신을 정화하고 농경사회에서의 물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일깨우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동남아 지역 특히 태국과 그 인근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서는 해마다 물축제가 열립니다.
4월 중순에 열리는 이 축제는 무슨 행사나 공연이 있는 축제는 아니고 태국의 새해 맞이 잔치랍니다.
'송크란'이라고 명명된 이 축제는 올해는 4월 13일부터 15일 까지 열렸습니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날은 이때지만 국민들은 열흘에서 한달까지 축제를 즐기고 고향을 찾는 다는 군요!

올해 송크란은 저도 가봤습니다.
말그대로 물축제!!
배낭족들의 천국이라는 카오산 거리는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과 태국민들이 한데 어울려 서로에게 물을 끼언고 얼굴에 흙칠을 해주고 그야말로 물을 통해 축복과 감사를 전하는 한마당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저마다 손에는 무기?(다양한 물총)를 들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물총을 발사하고 그걸 감사하게 받아들입니다.
물을 끼언거나 물총을 발사하는 행위를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이 시기 태국인근의 날씨가 한해 중 가장 더울 때 인것도 이유 중 하나인거 같습니다.

잠깐 거리를 지나다 보면 속옷까지 모두 흠뻑 젖는 것은 당연지사......
어른, 아이, 외국인, 태국인, 남자, 여자, 뭐 그냥 한바탕 물장난입니다.
어릴적빼고 그렇게 심하고 유쾌하게 물장난을 해본 것은 처음입니다. 너무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물장난을 통해.......

세상에 많고 다양한 축제들 중에
'송크란 축제'의 의미는 남달랐습니다.
전통과 문화와 역사가 담긴 생활속의 축제라고 할까요!! 뭐 추진위원회나 그런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에도 그런 축제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참 행복할텐데.......

우리의 전통과 문화와 역사를 담아내며 온 국민이 함께하는 축제....그런축제 하나 있었으면........... 

이제는 단오의 의미도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우리에게도 물축제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모르니까 올해 단오에는 물총하나 들고 덕진연못을 찾아볼까 싶었는데
국상을 치루는 죄인의 심정이라
그것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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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소리
오늘 아침
딸 아이와 안 사람은 먼저 집을 나서고
여섯 배기 아들녀석 유치원 차를 태우려고 집을 나서려다 집안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먼저 딸 아이 방 문을 여니 이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열 한살 먹은 딸 아이는 저희 반에서 제일 키가 크고 제법 어른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린애 입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라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며 꼼꼼하고 깔끔한 할머니의 영향을 받았을 법도 하련만 치우고 정리하는 데는 영 소질이 없는가 봅니다.
그리고 나서 안방 문을 열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랬습니다.

아마도 할머니가 보셨다면 "뱀이 허물 벗어논 것 같다."고 하셨을 겁니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고등학교 1학년에 만나 서른 세 살에 결혼에 골인 하기까지 참 긴 세월동안 안사람과 만나왔지만 집안에서의 문화를 서로 공유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혼 초기에는 많이 다투기도 했었지요!
상황은 이랬습니다.
하루에 두 번 이상 걸레 청소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집안에서 자란 저와, 집안 청소는 명절 행사 정도로 생각하는 집안에서 자란 안사람의 문화는 서로 이해 할 수 없었지요!
뭐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막연한 스트레스..........

상당히 개방적인 집안의 분위기에서 자란 저는 결혼 초부터 어렵고 힘든 집안 일들은 제가 하는게 옳다고 생각하고, 집안 청소 역시 손수 해결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무슨 일이 있거나 어딜 다녀와서 청소를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당연히 안 사람이 청소를 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겁니다.
한번은 언제까지 청소가 안 되나 보자 하고 지내 봤더니 일주일이 넘도록 집안은 치워질 줄을 몰랐지요!
그래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왜 청소 안하는데?"
"응 그거 당신 일이잖아!"
"뭐라고? 당신 힘들까봐 내가 도와준거지!!"
"무슨 소리야 도와주다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뭐 나는 그렇게 청소 안해도 살만해"
..........................
그러다가 결국 대판 싸웠지요!!

결혼 11년차가 된 지금은 서로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길들여지고 뭐 그런데로 살만합니다.
제가 제시했던 결혼 공약 중 1순위인 '아침 밥  꼭 챙겨주기'의 약속은 안사람이 무슨일이 있어도 지켜주고
뭐 나는 그 외의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있지요! 청소, 빨레, 집안정리, 기타등등......

조금 억울할 법도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문화의 차이고, 선택하는  문제이기에.......
안 사람은 대단히 창조적이고 활동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타입입니다. 방송작가로 십년 넘게 생활하다가 지금은 전문직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방송계의 퓰리처상이라는 피버디상을 동양에서는 처음으로 받았던 역량있는 작가였고, 지금도 전주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공무원으로서의 역할을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조금 어지르고 살고, 치우고 정리하는데 게으르다고 누가 뭐라 할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그런 유전자가 딸 아이에게도 전달되나 봅니다.
할머니와 제가 공동전선을 펼치며 깔끔하고 정돈 잘하는 아이로 키울려고 참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그게 맘 같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두 여자의 방과
벗어 놓고 간 흔적을 보며 혼자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피는 못 속이는 구나! 
어쩌겠어요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아쉬운 제가 치우고 정리하고 살아야지요!!
그래도 지 엄마 닮아서 그런지 제법 똑소리나는 성격에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고 어른들에게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답니다.
이거 오늘 팔불출 제대로 된거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점점 닮아가는 두 여자와의 사랑이 오늘도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근데 이글과 사진 우리 안사람이 보면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블로그 패쇄해야할지도............  
암튼 오늘은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 보러 갑니다.



추신 : 요즘 안 사람은 전통만이 살 길이라며 고추장, 된장, 간장 담고 사는 게 앞으로의 꿈이랍니다. 그래서 단독주택자리도 물색하고 있구요!! 맞는 말이긴 하고 저 역시 좋긴 한데....평소 안 사람의 성격을 봐서는 그 모든 일이 저의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려... 
전통 좋지요! 전통문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도시 전주에 사는게 행복합니다.................
Posted by 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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